영화 '파파' 주연 고아라 "연예인役 소화하려 춤·노래·영어 4­개월 매달렸죠"
TV 아역 스타 출신인 고아라(22)가 충무로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지난 18일 개봉한 ‘페이스메이커’에서 김명민의 상대역인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출연한 데 이어 다음달 2일 선보이는 ‘파파’에서는 미국에 사는 소녀가장 주인공 역을 연기했다.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로 구성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의붓아빠와 갈등을 겪고 화해하며 연예계로 진출하는 준 역이다. 19일 서울 사간동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두 배역을 연기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페이스메이커’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역을 위해서는 6개월간 몸을 만들면서 촬영했고 ‘파파’에서는 노래와 춤, 영어 공부에 4개월을 바쳤어요. 꿈이 아닌가 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그는 ‘페이스메이커’의 지원 역에 동병상련을 느낀다. 주전 마라토너의 속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조 마라토너에게 삶의 가치를 찾도록 자극하는 지원은 실력보다는 미모로 광고 스타가 된 캐릭터다.

“현실에서 실력보다 외모로 인기를 얻어 20여편의 광고에 출연했던 저와 비슷했어요. 흔쾌히 수락했는데 막상 배역을 소화하려니까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팔이 덜덜 떨려 장대를 들지도 못했죠. 바벨 운동으로 근력을 키운 뒤에는 갖고 놀 수 있게 됐지만요. 그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겨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후 미국으로 날아가 ‘파파’를 촬영했다. 애틀랜타의 광활한 자연, 울창한 수목 속에서 공동생활을 경험하며 그곳에서 미국식 표준어를 연습했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 배운 영어 발음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한국 여자가 여러 차례 결혼을 통해 한국인뿐 아니라 흑인과 백인 아이들을 낳고 기른다는 설정이니까요. 미국에서는 얼마든지 있는 일이래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남의 일만은 아니죠. ‘완득이’에서 필리핀 엄마로 나온 분도 보고 나서 칭찬하더군요.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가 봐요.”

‘반올림’에서 아역 스타로 떠오른 그는 2006년 4만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가도카와 하루키 감독의 ‘푸른 늑대’에 출연했다. 3년 후에도 일본 영화 ‘스바루’에 발탁됐다. 지금까지 출연한 9편 가운데 7편은 주연, 2편은 조연이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