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자원"…SK, 퀴즈로 '韓·中 가교'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한국의 IT 기술력이 대단하네요.”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T타워에 있는 가상 체험공간 티움. 왕정신(17·베이징시 제4중학교)을 비롯한 12명의 중국 고등학생들이 탄성을 질렀다. 한 손에 단말기를 든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단말기를 통해 인공지능 캐릭터 티미를 조정하고 위치기반센서로 체험관 내 콘텐츠를 이용했다. 가상공간 ‘미래의 집’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묻자 소녀시대의 노래를 한목소리로 청했다.

중국 학생들의 T타워 방문은 지난 11일부터 9일간 이어진 한·중 장학퀴즈 청소년 캠프 일정 중 하나였다. 한국과 중국 학생 20여명이 함께하는 장학퀴즈 청소년 캠프는 올해로 12회째. 올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 태양광전지 생산센터, SK 울산공장 등을 둘러보는 일정에 양국의 문화원 방문도 추가했다.

4승 장원으로 연장원까지 차지한 왕정신은 “제주도 천문과학 문화관이나 대덕 기술원도 흥미로웠지만 티움에서의 미래기술 체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공업기술이나 공업경영을 전공할 예정이어서 더 관심이 컸다”고 말했다.

내년 40주년을 맞는 장학퀴즈는 2000년부터 ‘SK 장웬방(壯元榜)’이라는 이름으로 베이징TV에 방영돼 왔다. 주말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장웬방은 600여회를 넘어섰고 3400여명의 중국 학생들이 출연했다. 1973년 “인재가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선대 고(故) 최종현 회장의 믿음에서 출발한 장수 프로그램 장학퀴즈는 무대를 중국으로 옮겨 장웬방으로 자리잡았다.

최태원 SK 회장은 중국시장 공략과 함께 사회공헌 장학사업도 대륙으로 반경을 넓혔다. 장웬방을 통해 SK는 그룹을 중국에 알리고 인재를 양성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최 회장의 인재중심경영 철학과 더불어 SK의 중국사업도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캠프에 참가한 왕야치웅(17·산둥성 지난 제7중학교)은 “SK는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통신 기업으로 알고 있다”며 “감각적인 건물과 티움 내 IT 첨단 기술을 직접 보니 실감이 난다”고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장학퀴즈를 통한 인재와 문화교류에 대해 “당장의 성과보다 멀리 내다보고 SK 고유의 기업문화를 현지 시장에 접목하는 전략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