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株 2개 불공정거래 혐의 포착
금융감독원이 정치인 테마주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불공정거래(작전)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인 2개 종목에 대해서는 한 달 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에 설치된 ‘테마주 특별조사반’은 매매분석을 마치고 관련 종목의 전산자료를 한국거래소에 요청했다. 특별조사반도 2개월 안에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감독당국이 신속한 조사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것은 최근 테마주 급등에 대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테마주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7일 증시에서는 정치인 테마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한 달 내 1차 조사 발표 예상

정치테마株 2개 불공정거래 혐의 포착
금감원 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해 2개 종목의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해 조사를 하고 있다”며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한 달 안에 첫 번째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종목은 테마주 특별조사반이 구성되기 전 이미 이상거래로 적발돼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금감원은 다른 테마주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별조사반은 당초 9명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7명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이 관계자는 “특별조사반 조사역들은 속전속결로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라며 “보통 한 조사역이 하나의 종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지만 이번엔 두 개 이상 종목을 동시에 조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장을 제외한 6명의 조사역 중 한 명은 테마주 형성과 유포 등 조성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해 유사투자자문사 한 곳을 전담해 조사 중이다. 나머지 5명은 최소 2종목 이상을 들여다 보게 된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종전에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새로운 종목이 특별조사반의 조사 대상”이라며 “3월에는 특별조사반에서도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산되는 정치인 테마주

이날 증시에서는 정치인 테마주가 또다시 시세를 분출했다. ‘친노(親盧) 테마주’로 분류되는 모나미 영남제분은 이틀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영남제분은 최근 4일간 상한가 2번을 포함해 46.4% 급등했다. 모나미도 3일간 32.9% 올랐다.

친노 테마주의 기세는 ‘문재인 테마주’로 옮겨 붙었다. 바른손조광페인트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고 S&T모터스도 10.53% 급등했다. 박근혜 테마주인 EG비트컴퓨터도 상한가로 치솟았다. 안철수테마주로 분류되는 솔고바이오(9.22%)와 안철수연구소(2.47%) 역시 상승 마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잘만 하면 하루에도 10% 이상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개인들이 테마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테마주 75개 중 20개 적자

정치인 테마주는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인 테마주 관련 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악화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78개 종목 중 실적 비교치가 있는 75개 종목을 조사한 결과 2011년 3분기 누적으로 2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25개사는 전년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하지만 75개 종목 중 40개 종목의 주가가 올 들어 상승했다. 우리들생명과학은 3분기까지 69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작년 말부터 이달 16일까지 66.40%나 급등했다. 초록뱀미디어도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60% 올랐다.

오 연구위원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지면 이해할 수 없는 주가”라며 “과거 테마주 투자의 비참한 결과를 감안하면 접근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