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저출산의 원인으로 양육·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10명 중 9명은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다고 느끼면서도 세금을 추가로 내겠느냐는 질문에는 3분의 1만 동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전국 만 19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0.2%는 ‘양육·교육비 부담’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음으로 △소득 및 고용 불안정(23.9%) △가치관 변화(7.5%)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7.2%) 등을 꼽았다.

국민 60% "양육·교육비 무서워 애 못낳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절대 다수(92.9%)는 자녀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삶의 만족 및 보람(47%), 가정의 화목(33.9%)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를 잇기 위해서’는 8.4%에 그쳤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평균 2.58명이었으나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자녀 수는 2.04명으로 집계됐다. 직장에 자녀 출산·양육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24.5%에 불과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6%와 91.9%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세금 증가(33.5%), 노동력 부족(25.9%), 노후 불안(15.3%), 국가경쟁력 약화(14.1%) 등 각종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로 세금을 내겠느냐는 질문에는 36.3%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으로 보는 나이는 66.7세로 집계됐다. 10명 가운데 8명은 30~40대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노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건강(60.7%)과 경제적 여유(32.2%)를 들었다. 안정적 노후를 위해 필요한 수입은 월평균 100만~199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스로 노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59.8%에 그쳤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산·양육 환경과 행복한 노후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