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하루 만에 급반등, 1890선을 회복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신용등급 강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선·현물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지지했다. 설을 앞두고 발표된 중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도 비교적 양호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47포인트(1.80%) 뛴 1892.74로 장을 마쳤다.

전날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증시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대 강세로 장을 출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럽 9개국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EFSF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이던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지만, 프랑스 단기 채권 발행 성공 등이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개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이 선·현물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이를 상쇄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지수가 189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12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엿새째 '사자' 기조를 이어가 39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94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힘을 보탰다. 개인은 673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에 나서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차익거래는 3042억원, 비차익거래는 4035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7077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통신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증권이 증시 반등에 발맞춰 5.18% 뛰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금융, 건설, 유통, 화학, 은행, 철강금속 등의 업종이 2%대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LG전자와 SK텔레콤을 뺀 시총 20위권 전 종목들이 동반 상승했다.

한편 오전장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점에 비춰 이후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가 다소 경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GDP 증가율은 8.9%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8.7%)에 비해 양호했고, 12월 소매판매는 18.1%를 기록, 추정치(17.3%)를 크게 웃돌았다"면서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부동산 경기 하강 영향이 반영되면서 추정치(24.1%)보다 부진한 23.8%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한가 9개 등 556개 종목이 상승했다. 270개 종목이 내렸고, 79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