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업의 62%가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나 대부분 생산기능직에 머물러 실질적인 고졸취업 확대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7일 매출액 기준 500대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고졸 인력 채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62%가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7.2%로 가장 높았고 유통업 63.6%, 서비스업 60%, 금융업 57.1%, 물류업 50%, 건설업 3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채용된 고졸 인력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생산기능직이 57.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사무관리직 29.6%, 판매서비스직 6.9%, 현장관리직 6.3% 등의 순이다.

 이처럼 고졸 생산기능직에 대한 기업체 수요는 높지만 실제 지원인력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기업들이 고졸 인력을 채용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입사 지원자 부족’(56.6%)을 꼽고 있다.이는 고졸 인력과 이를 원하는 기업간 근무환경과 근무조건 등에서 상당한 눈높이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실제로 생산기능직군의 고졸 인력 부족현상은 인력채용 형태에도 잘 나타난다.

 생산기능직군은 성격상 대체로 근무환경 및 고용조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업자들의 이직률은 높았다.반면 기업에서 인원을 충원하려고 해도 지원자가 부족하다보니 86.3%에 달하는 기업들이 수시채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고졸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은 4.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신규 채용 인력 가운데 고졸 인력 비율은 50~75%라는 응답이 30.6%로 가장높았고 75%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채용하는 기업도 15.3%에 달했다. 그 외 25% 미만이라는 응답은 28.2%, 25%~50%라는 응답은 25.8%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고졸 인력 채용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업체의 9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무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장은 “부산지역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체들로 고졸인력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근무조건 등이 열악해 고졸 인력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어려움이 많다”며 “기업들의 근무조건 개선 노력과 고졸 인력들도 취업 눈높이를 낮추는 등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