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1987년 이후 6번의 총선과 5번의 대선 시기와 평년의 주택 및 지가 상승률를 조사한 결과 선거기간 연평균 지가상승률은 5.58%, 비선거기간 연평균 지가상승률은 5.61%로 선거기간과 비선거기간의 차이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의 경우 선거기간 연평균 전국주택가격 상승률은 3.98%, 비선거기간은 5.38%로 비선거기간의 상승률이 선거기간보다 높았다. 올해와 같이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진 1992년에는 지가(-1.26%)와 주택가격(-4.97%)이 모두 하락했고 총선이 치러진 2004년은 주택가격(-2.07%)이, 2008년은 토지 가격(-0.21%)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연구원은 “1992년은 ‘주택 200만호 건설’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였고, 2004년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던 1988년(총선)과 2002년(대선)은 선거보다는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국제적 행사로 내수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자산가격이 상승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올해 대선이 치러지는 미국도 선거와 부동산 가격 상승간 상관관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990년 이후 5차례 실시된 대통령 선거기간 중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3.16%, 비선거기간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3.55%로 선거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부동산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2012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전체응답자(216명)의 61.6%가 대선과 총선으로 부동산가격이 조금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31.5%는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선거가 토목사업 등 개발사업보다는 양극화 해소 등 복지부문의 공약이 주요 공약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는 “선거기간 후보자들의 개발사업 공약 등으로 부동산가격이 국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있으나 유럽 경제 위기 등 대외적인 불안요소가 먼저 해결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연구원은 감정평가제도와 부동산가격공시제도 등 부동산 관련 과제를 수행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