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깎였지만 철학 담긴 펀드 내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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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런티어
'헤지펀드 1세대' 최명환 신한BNPP 운용 이사
'헤지펀드 1세대' 최명환 신한BNPP 운용 이사
“우리 회사 헤지펀드 규모를 2~3년 내 5000억원으로 키울 겁니다. 하지만 최대 펀드보다는 ‘철학이 있는 펀드’로 만드는 것이 저의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최명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 이사(36·사진)는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다. 헤지펀드란 주식 채권 통화 실물 파생상품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을 갖고 투자함으로써 시장상황과 무관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최 이사는 지난달 출범한 국내 헤지펀드 중 최대 규모(570억원)인 ‘신한BNPP 명장 한국주식롱숏 제1호’를 운용 중이다. 이 펀드는 최 이사의 투자철학을 반영, 가치주 중심으로 운용된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외국계 증권사인 CLSA 서울지점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그는 2006년 헤지펀드 매니저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딴 뒤 2007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뉴욕의 티드만인베스트먼트그룹과 싱가포르 코어베스트캐피털매니지먼트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했다. 작년 11월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제안을 받고 ‘이제 내가 돌아갈 때’라는 생각을 하고 7년 만에 귀국한 것.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최 이사의 출발은 평탄치 않았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이어 리먼브러더스사태가 터지면서 문을 닫는 헤지펀드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다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가 수두룩했다. 그는 “헤지펀드 시장은 냉혹하다”며 “2~3개월 만에 잘리기(해고)도 하고 돈을 못 벌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어떻든 관계없이 운용실적을 내거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뢰를 받아야 살아 남는다는 얘기다.
최 이사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 나갈 것”이라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 중에서도 좋아하는 코스만 골라 때릴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좋아하는 ‘코스’는 가치주이다. 가치주 중에서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 아닌, 곧 시장에서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종목만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서는 확신을 보였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 간 상관관계가 높아져 국가별로 나눠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분산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기조가 굳어지면서 대안투자인 헤지펀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이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실질 연봉은 깎였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이 선진화되고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한국 헤지펀드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1~2년 연봉이 좀 줄었어도 성과를 내면 반드시 보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기 헤지펀드가 적은 보수나 수수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보수나 수수료가 아닌 운용성과의 차별화가 진정한 차별화”라며 “헤지펀드를 고를 때 전략과 철학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형과 수익률이 비슷한 헤지펀드라 하더라도 뜯어보면 전략과 내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피부색을 자유롭게 바꾸는 카멜레온과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천적(시장위험)을 피해 먹이를 잡아먹는 카멜레온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최 이사의 모습에는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로서 자신감이 넘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최명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 이사(36·사진)는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다. 헤지펀드란 주식 채권 통화 실물 파생상품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을 갖고 투자함으로써 시장상황과 무관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최 이사는 지난달 출범한 국내 헤지펀드 중 최대 규모(570억원)인 ‘신한BNPP 명장 한국주식롱숏 제1호’를 운용 중이다. 이 펀드는 최 이사의 투자철학을 반영, 가치주 중심으로 운용된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외국계 증권사인 CLSA 서울지점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그는 2006년 헤지펀드 매니저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딴 뒤 2007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뉴욕의 티드만인베스트먼트그룹과 싱가포르 코어베스트캐피털매니지먼트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했다. 작년 11월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제안을 받고 ‘이제 내가 돌아갈 때’라는 생각을 하고 7년 만에 귀국한 것.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최 이사의 출발은 평탄치 않았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이어 리먼브러더스사태가 터지면서 문을 닫는 헤지펀드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다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가 수두룩했다. 그는 “헤지펀드 시장은 냉혹하다”며 “2~3개월 만에 잘리기(해고)도 하고 돈을 못 벌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어떻든 관계없이 운용실적을 내거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뢰를 받아야 살아 남는다는 얘기다.
최 이사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 나갈 것”이라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 중에서도 좋아하는 코스만 골라 때릴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좋아하는 ‘코스’는 가치주이다. 가치주 중에서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 아닌, 곧 시장에서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종목만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서는 확신을 보였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 간 상관관계가 높아져 국가별로 나눠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분산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기조가 굳어지면서 대안투자인 헤지펀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이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실질 연봉은 깎였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이 선진화되고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한국 헤지펀드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1~2년 연봉이 좀 줄었어도 성과를 내면 반드시 보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기 헤지펀드가 적은 보수나 수수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보수나 수수료가 아닌 운용성과의 차별화가 진정한 차별화”라며 “헤지펀드를 고를 때 전략과 철학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형과 수익률이 비슷한 헤지펀드라 하더라도 뜯어보면 전략과 내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피부색을 자유롭게 바꾸는 카멜레온과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천적(시장위험)을 피해 먹이를 잡아먹는 카멜레온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최 이사의 모습에는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로서 자신감이 넘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