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프랑스 등 유럽 9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영향으로 16일 코스피지수도 사흘 만에 하락했다. 그러나 -0.87%라는 낙폭을 감안하면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진단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노출된 악재"라며 "이번 이슈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의 낙폭이 중요한데, 1% 미만이면 제한적 충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에 문제가 없는 아시아증시가 외국인의 이탈 등으로 크게 밀리면, 의미가 커져 유럽 및 미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강 팀장은 "아시아증시가 선행적 의미의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노출된 악재를 털고 간다는 측면에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경기와 실적에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경기지표 예상치가 상향조정되고 있고, 중국도 시장친화적인 정책이 예상돼 코스피지수가 상승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경기와 중국 정책의 방향 전환을 감안하면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와 철강 화학 등 소재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유럽 이슈가 점차 중립화될 것을 예상하면 조선 업종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외국인의 이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6500계약 정도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의 하단이 1830~1840선까지 올라올 것이란 기대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48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한 연구원은 "미국 CES와 중국 춘철소비 기대감이 유효한 IT 및 중국의 소비강화를 고려해 유통 레저 쪽에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