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유니베라 사장 "결핍 아동에 비타민…올 160만명 살릴 것"
“매년 저개발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중 비타민A·D 같은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5400만명에 달합니다. 우리 회사뿐 아니라 고객들도 동참해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주자는 뜻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병훈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 사장(50·사진)은 올해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 ‘힐링잎의 기적’을 시작하는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니베라 제품 판매액의 0.2%를 적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 ‘비타민에인절’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명의 비타민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제품마다 일정 개수의 ‘힐링잎’이 표시돼 있는데 힐링잎 10개가 모이면 아이 1명을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올해 160만명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15일 서울 성수동 유니베라 본사에서 만난 이 사장의 팔목엔 연두색 ‘서브 퍼스트(serve first)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이 팔찌는 회사 온라인몰에서 개당 20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팔찌 하나만 팔아도 5명을 살릴 비타민을 보낼 수 있습니다.”

유니베라는 힐링잎의 기적 프로그램 대상 지역인 남미와 남아프리카 등에 해외 자원봉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 사장도 오는 5월 현지를 방문, 봉사활동에 나선다. “비타민에인절 관계자들은 ‘(영양소 결핍으로 고통받는 아이가 없어져) 비타민에인절이 빨리 망하는 게 목표’라고 하더군요. 영양 결핍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이가 한 해 2000만명이라는 게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힐링잎의 기적이 여기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유니베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나눔 캠페인’, 국내 독거노인을 위한 ‘해비타트 운동’을 벌이는 한편 매주 지역주민에게 사옥을 개방해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 사장은 1976년 국내에서 처음 알로에 시험재배에 성공한 고(故) 이연호 남양알로에 창업주의 아들이다. 누나는 이수형 청강문화산업대학 총장. 원래 사업에 뜻이 없었지만, 1986년 미국 유학 당시 아버지의 일을 돕는 차원에서 텍사스 농장을 맡게 된 것이 알로에 사업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1996년 33세에 사장이 됐고, 올해로 17년째다. 2006년 유니베라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사는 국내에선 알로에 건강기능식품으로 친숙하지만, 글로벌 식음료·생활용품 기업들에 알로에 소재를 공급하는 1위 업체이기도 하다. 매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나온다. 한때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도했던 알로에 제품의 인기가 주춤한 듯 보여도 이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연구·개발(R&D)에 매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며 “알로에는 기능성이 높은 소재인 데다 200여개 성분 중 10개 이상을 추가로 상용화해 기능성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에 아침 대용식인 홀푸드 사업을 시작하는 등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는 “지난 5년간은 판매경쟁이 심화되면서 성장이 다소 더뎠지만 올해부터는 3~5년 안에 2배 성장을 목표로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