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 '재무구조 개선' 잰걸음
중견 건설사인 한라건설이 유상증자와 계열사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건설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난해보다 심해지면서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4100억원가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운영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11일 한라건설은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 주식 수는 819만6730주, 발행가액은 1만2200원이다.

최대주주인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이 245만9020주(300억원), 계열회사인 마이스터가 163만9350주(200억원), KCC가 409만8360주(500억원)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라건설은 계열사인 만도의 주식 45만주(2.4%)를 매각해 855억원을 마련했다. 한라건설이 연초부터 1885억원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키로 한 것은 지난해보다 올해 유동성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한라건설은 오는 15일 공모 사채 2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차환 발행을 선택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건설사 채권에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한라건설은 이번 유상증자와 만도 지분 매각만이 아니라 자산유동화대출(ABL), 금융권 차입 등 복합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2000억원 회사채 상환은 기존의 자본과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PF 사업장 등 전반적인 유동성 강화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