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TV사업을 총괄하는 권희원 사장(57·사진)은 새벽 4시면 일어난다. 동시에 TV를 켠다. 출근 전까지 2시간 동안 케이블 채널을 앞뒤로 돌리며 인기 프로그램을 본다. 이때 외에는 TV 소비자에 대해 여유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매일 이를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노력을 믿어서인지 그는 항상 목표를 크게 잡는다. TV사업을 총괄하게 된 2010년 11월 직원들에게 “3D TV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고 했고, 작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는 “2012년 안에 3D TV에서 1등을 못하면 TV 관련 임원들 모두 옷을 벗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다행히 2010년 9월 세계 4위였던 LG 3D TV는 1년 만에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그러자 이번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권 사장은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5년 안에 세계 전체 TV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점유율에서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는 삼성전자를 3~4년 안에 꺾겠다는 것이다.

“달성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건전한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분명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권 사장은 “일본 파나소닉이 삼성과 같은 셔터안경(SG) 방식의 3D만을 고집하다가 이번 CES에서 LG와 같은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내놨다”며 “여러 문제 때문에 일일이 거명할 수 없지만 다른 일본 회사들도 FPR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TV 업체들의 70% 이상이 LG 방식의 3D TV를 택하고 있다”며 “FPR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작년 11월 미국 3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7%포인트 격차로 추격한 점을 들었다.

차세대 TV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권 사장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가 택한 OLED TV 생산 방식은 원가가 높지만 LG전자는 화질 차이가 거의 없으면서도 원가가 적게 드는 방식으로 OLED TV를 만들 수 있다”고 단언했다.

라스베이거스=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