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투협회장 출사표②]정의동 "'民'보다 유연한 '官'으로 봐달라"
차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자리를 놓고 '관(官) 대 민(民)'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관' 출신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사진)은 11일 "'관' 대 '민'의 대립 구도로 선거전이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이미 '관'은 부정적인 의미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재무부(옛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코스닥위원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여의도에서 '관'이라는 이미지는 현재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이 없을뿐 아니라 정부에서 내려보낸 소위 '낙하산 인사'라는 인식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공무원 출신으로 조직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자세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은 스스로 '낙하산 인사'도 아니고, 오히려 '실용적인 인물'이라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민' 출신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공무원 출신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관'을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정 전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불가피하게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정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면 '관' 출신의 경험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투협은 '민'과 '관' 양쪽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여 가장 먼저 조율에 나서야 하는 조직"이라며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유연한 사고를 지닌 '관'이 필요한 시기"라고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차기 협회장 후보로서 자신의 '경영철학'도 내비쳤다. 그는 "현재 국내 금융산업은 글로벌 재정위기 영향으로 인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정부가 앞장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금융산업을 지원하고 있어 업계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정 전 회장은 "앞으로 선거활동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내세워 다른 후보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회원사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벌이기 위해 뜨거운 열정으로 회원사들을 만난다면 진정성이 돋보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