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은 사모스섬 터널을 어떻게 뚫었을까.” “스마트폰에는 어떤 수학 기술이 적용됐나.” 달라지는 수학 수업 내용 중 일부다.

딱딱한 공식과 문제 위주의 수학 교과서가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바뀐다. 중간·기말고사 등 수학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해 선행학습형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교는 제재를 받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방안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교과부는 일부 중·고교에서 상위 학년 교육과정에 있는 시험문제를 출제,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게 하는 관행을 뿌리 뽑기로 했다. 전국 시·도교육청과 함께 수학 교육과정 운영 실태를 연 두 차례 일제 점검할 계획이다. 실제 진도보다 앞선 과정에서 출제했다고 판단되면 해당 학교에 각종 제재를 줄 방침이다.

수학 수업시간이나 과제 수행 때 계산기와 컴퓨터 등 공학적 도구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연구시범학교도 운영한다. 시범학교는 수학 교육에 체험과 탐구활동을 접목해 운영할 32개교의 선진형 수학 교실과 연계된다.

수학의 원리를 실생활과 연결하고 역사적 맥락도 소개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 수학 교과서를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작업도 본격화한다. 중·고교 교과서를 만드는 민간 출판사가 참고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모델 교과서를 올해 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수학에 약한 학생에게 공부 방법을 상담해주기 위해 전·현직 교사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수학클리닉’도 개설하기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