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비상걸린 터키
터키 정부가 터키리라화 환율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국 화폐 가치가 급락하자 며칠 만에 외환보유액의 10분의 1가량을 소진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통화가치 유지에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터키 중앙은행이 터키리라화 가치를 사수하기 위한 대격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연말 연초 며칠 새 외환보유액 중 최대 50억달러(5조7800억원)를 터키리라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8월 이후 환율 안정을 위해 터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푼 자금은 15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50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가 이처럼 ‘과감하게’ 시장개입에 나선 것은 2010년 10월 이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달러화 대비 터키리라화 가치가 20%가량 급락했기 때문이다. 터키의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인 750억달러에 이르고, 올 한 해 터키 금융권과 기업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1350억달러어치나 되는 점이 우려를 키우면서 터키리라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폐값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물가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터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