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부탁하겠습니다. 어렵다고 사람 내보내지 말고, 고졸 출신 많이 좀 뽑아주십시오. 그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기업인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역할을 다해줄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과 경제계의 올해 첫 만남 자리인 이날 행사엔 국내 기업인, 정·관계, 사회계, 주한 외교사절과 외국기업인 등 각계 주요 인사 1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늘 어렵다고 해왔고 위기를 달고 살았지만 기업들은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목표한 대로 하며 애를 많이 썼다”며 “덕분에 국격과 브랜드가치가 많이 올라갔다”고 기업인들의 노고를 평가했다. 이어 “대기업들의 신년사를 보니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사회적 책임과 동반성장도 강조해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올해 국정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일자리 증가와 물가 안정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기업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남북문제와 더불어 올해 선거가 있는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걱정도 되지만 위기를 대비하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있을 선거와 관련, “주위가 시끄러워도 기업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다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중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두 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여기 자동차 회장도 와 계시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 1등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유치 쾌거를 언급한 뒤 “올해는 여수엑스포가 있는데 정몽구 유치위원장 역할이 컸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 발언에 앞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하면 힘든 시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정책의 각 부문에서 일관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고 기업은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성장을 이끌며 일자리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장진모/김현석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