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3’ 부활, 미국 자동차 판매 10% 늘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11년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1280만대를 기록했다. 2007년까지 해마다 1700만대 안팎을 오르내리던 미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1324만대로 급감한 뒤 2009년 1040만대, 2010년 1150만대를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2008년 도산 직전에 몰려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빅3의 부활이 이끌었다. 업계 1위 GM은 지난해보다 판매 대수가 13% 늘어난 250만대를 기록했다. 포드도 17% 늘어난 206만대를 기록하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그룹에 인수된 크라이슬러는 26%나 증가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2년 간 16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2010년 109만대보다 28만대 늘어난 137만대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미셸 크렙스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빅3의 경이적인 부활”이라며 “크라이슬러와 GM에 구제금융을 제공했던 정부의 선택이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부활이 소비 심리가 살아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이 손쉬워졌고 그동안 억눌렸던 신차 수요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008년 이후 차량 교체수요가 줄면서 미국인들 보유 차량 평균 수명이 기존의 7~8년에서 11년으로 늘어났다”며 “올해 노후 자동차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 슈스터 LMC 오토모티브 부사장은 “1981~2000년 사이에 태어난 7000만명이 차량 구매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이면 자동차 판매가 절정에 이르렀던 1700만대 판매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시장을 낙관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GM은 올해 자동차 판매 대수가 1350만대에서 1400만대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5.9% 성장한다는 것이다. 포드도 1320만대에서 1420만대 사이로 예측했다. 조너선 브라우닝 폭스바겐 미국 법인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유럽 재정 위기라는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판매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