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신규 출점 드라이브…대형마트, 저가 PB상품 확대
온라인몰은 20% 고속성장…편의점, 베이비 부머 창업 수혜
롯데 유통전략연구소와 신세계 유통전략연구소는 올해 소매시장 규모를 각각 234조원과 232조원으로 예측했다. 두 연구소가 추정한 지난해 소매시장 규모(217조원)에 비해 각각 7.8%와 6.9% 증가하지만, 지난해 추정 성장률(8.2%)에는 못 미친다. 백인수 롯데 유통전략연구소장은 “각종 거시경제 지표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 경기전망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구매력도 약화돼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저성장에 따라 관심있는 상품에 소비를 집중하고 생필품은 알뜰하게 쓰는 편향 소비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소비심리 위축에 맞서 유통업체들이 소비를 진작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성장률이 작년보다 떨어지는 반면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은 20% 안팎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한 백화점 시장은 올해 7~8% 신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업계는 성장률 둔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점 개점과 기존점 증축,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강화, 젊은 고객층 유입 가속화를 위한 영브랜드 확대 등의 성장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울렛,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온라인몰 등 유통채널 다양화를 통해 기존 백화점 사업의 영역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경기에 민감한 업태 특성상 지난해에 비해 2~3%포인트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저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돼 대형마트 업체들은 ‘저가 LED(발광다이오드) TV’와 같은 자체상표(PB) 상품과 유통단계를 줄이고 마진을 최소화, 직접 들여오는 해외소싱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창고형 할인점, 숍인숍 매장, 전문점, 복합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SSM은 법적 규제 강화에 따른 신규 출점 부진과 동네 슈퍼마켓의 편의점 전환 증가 등으로 올해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 업계는 불리한 외부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조정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순수가맹 방식을 통한 출점과 슈퍼마켓 전용 PB상품 확대, 의약외품 판매 활성화, 오프라인 배송시스템 확대 등의 자구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시장은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의 공격적인 출점 경쟁이 베이비부머의 창업 수요와 맞물리면서 20%에 육박하는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체 간 다양한 가격할인 전략과 기획상품을 통한 차별화 마케팅이 지속되고 지하철역이나 지방 도시 등 사각지역 출점을 통한 점포망 확장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형 성장에 따른 경쟁심화를 극복하기 위해 무인 편의점, 카페형 편의점 등 맞춤형 매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매업태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물론 식품업체들까지 온라인쇼핑몰에 진출하면서 ‘e-식품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프로추어(전문가 수준의 아마추어)’ 증가에 따라 레저 가전 등 전문 쇼핑몰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초기단계인 모바일쇼핑도 전용 쿠폰 발행, 애플리케이션 편의성 제고 등으로 인터넷쇼핑몰의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전유통시장 1위 기업인 하이마트 매각이 해당 업태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칠 핫 이슈다. 지난해 말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조만간 매각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롯데쇼핑과 GS리테일 등 유통업체와 사모펀드 간 뜨거운 인수전이 새해 벽두 유통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난해 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형마트와 SSM은 심야영업이 금지되고 월 1~2일 휴점해야 한다. 이런 영업규제가 해당 업체의 매출과 고용, 소비자들의 장보기 패턴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급성장하는 커피전문점 시장도 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등에 이어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와 SPC그룹의 파스쿠찌 등 대기업 계열 브랜드들이 선두권 진입을 목표로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어서 주요 브랜드 간 출점·마케팅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