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채권단이 팬택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안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7일 알려지자 전날 사의를 밝힌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날 팬택에 출근하지 않았다.

팬택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이 박 부회장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1일 회사를 떠나 휴식을 갖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그 이유로 신체적·정신적 건강 등을 들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채권단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부회장이 채권단에 대한 압박용으로 '퇴진 카드'를 꺼내들었다면 이제 그 목적이 달성된 만큼 사의를 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그가 전체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은 포기하면서도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한 것은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팬택이 워크아웃 졸업 후 새 주인찾기에 나서면 그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팬택을 다시 끌어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부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휴식 기간이 얼마나 될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팬택C&I와 같은 자회사는 자리가 잡힐 때까지 최소한 몇 개월간 경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해선 "지금까지는 회사 일만 생각해도 바빴다.

쉬면서 계산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가 부회장직을 사퇴하고 칩거에 들어간다 해도 워크아웃 졸업 이후의 팬택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을 한 만큼 일정기간 휴식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는 회견에서 "혹여 채권단이 차기 경영자로 나를 다시 지목해도 난 쉬겠다"며 "잠을 좀 편히 자고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며 휴식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또 "지난 5년 반 동안 워크아웃 때문에 굉장히 많이 일했고 피로했다.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체력적·정신적으로 여력이 없었다"며 휴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쉰 연후에 추후 어떻게 할 건지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채권단과의 워크아웃 졸업안 합의가 자신의 거취를 변경하는 요인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조기 복귀여부를 떠나 팬택은 이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팬택은 "워크아웃 종료가 끝이 아니라 팬택호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출발점"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집요함으로 팬택의 진화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이 자신의 거취와는 상관없이 `팬택의 진화'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