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날 코스피지수는 사흘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틀 간의 급등에 따른 조정 성격이 크다며 단기적인 반등 흐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는 유럽 해법 도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반씩 뒤섞여있다"며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9일까지는 유럽 해법 도출에 대한 전망이 냉·온탕을 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소비 개선이나 유럽 재정위기의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가시적인 결과가 없기 때문에 불안한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반등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은 있다"며 "개별 모멘텀이 살아있는 IT주나 종합편성채널 등 콘텐츠 관련주들의 낙폭이 커졌을 때는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U 재무장관 회의 결과는 조만간 나오겠지만 큰 모멘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9일에도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유럽 금융시장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음달 1일 종료되는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라며 "지수 윗부분의 저항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추가 반등 시 일정 부분 차익실현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곽 연구원은 "지수가 1900선 위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1800대 후반에서 빠르게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박스권 내에서는 연말 쇼핑 모멘텀이 살아있는 IT주, 특히 삼성전자와 관련된 장비·부품주들이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줄어들고 미국 연말 소비도 좋아지면서 경기민감주에 매기가 몰리고 있다"며 "IT중에서도 실적 모멘텀이 회복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종 전망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유럽 해법 도출의 관건은 결국 유동성 공급 여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탈리아 뿐 아니라 유로존 존폐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오는 9일을 전후해 시장에서 납득할 만한 해결책이 나올지가 중요해졌다"며 "재정정책을 쓸 수 없는 상태를 고려하면 유동성 공급이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관련 이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