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매입 방식의 홈쇼핑 방송으로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내년 1월 개국을 앞두고 1일 시범 상품판매방송에 나서는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채널 ‘홈&쇼핑’의 이효림 대표(사진)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까지 홈쇼핑 업계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거래방식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방송의 조기 안정화도 이루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홈&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33%)와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유통센터(각각 15%)가 1000억원을 출자해 만든 홈쇼핑 업체로, 전체 편성시간의 80%를 의무적으로 중소기업 상품에 배정하도록 돼 있다. 또 매출에 관계없이 시간대별로 일정액의 광고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액제 방송을 중소기업에는 적용하지 않는 등 중소기업을 위한 전문 채널로 출범하게 된다.


이 대표는 “사업인가 조건으로 받은 편성시간과 가격 등에 대한 조건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전문 채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직매입 방식의 거래다. 이는 홈쇼핑 업체가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사들인 후 자기 리스크아래 방송 광고를 하는 것. 한마디로 중소 제조업체의 판매대리점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다. 그동안 홈쇼핑 업체들은 기업들의 제품을 광고해 주고 평균 35%의 판매 수수료를 받아왔을 뿐 제품 구매거래는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홈쇼핑 업체들이 제품광고를 하면서 기업들에 광고제작 비용 등을 부담시키는 등의 행위로 불공정 시비에 휘말렸던 게 사실”이라며 “직매입 방식은 이 같은 불공정 시비를 해소할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산 및 재고 관리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첫해에는 직매입 방송 비율을 20% 정도로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60%까지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쇼핑이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 구상하고 있는 또 다른 정책은 최저 마진율이다. 이 대표는 “홈쇼핑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6~7%인데 홈&쇼핑은 항상 마진율을 최저로 유지하기 위해 판매 수수료율 등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첫해인 내년엔 무조건 영업이익률을 제로(0)로 설정하고 남는 잉여이익금은 중소기업 상품 지원에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특히 “다른 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와 처음으로 제품광고를 시작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상품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거래조건에서 큰 혜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하림계열의 제일곡산 대표로 일하다 2002년 농수산물홈쇼핑에 합류, 1년 만에 회사를 정상화시켰으며 2007년까지 5년 동안 회사를 이끈 홈쇼핑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가 합류할 당시 농수산물홈쇼핑은 출범 1년 만에 최고경영자가 두 번 바뀌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었다.


이 대표는 “홈&쇼핑은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한 후발업체인 데다 편성시간과 가격 등에서 여러 가지 불리한 면이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중소기업들을 위한 경영정책으로 기업들의 진심을 사게 된다면 충분히 조기에 시장에 연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