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iCJD 환자 사망…"인간 광우병과 전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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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걸렸나…추가발병 위험은
87년 독일産 뇌경막 이식수술로 감염
문제 제품 24년 전 유통 중단…지금은 안전
< iCJD : 醫因性 크로이츠펠트야콥병 >
< 인간 광우병 : vCJD·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
87년 독일産 뇌경막 이식수술로 감염
문제 제품 24년 전 유통 중단…지금은 안전
< iCJD : 醫因性 크로이츠펠트야콥병 >
< 인간 광우병 : vCJD·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 >
뇌에 구멍이 뚫려 신경 기능을 잃고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 전염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에 감염돼 숨진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하지만 이 환자는 조직 이식 등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의인성(醫因性) CJD(Iatrogenic CJD·이하 iCJD)’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변종 CJD(vCJD)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와 한림대 의대 김윤중 교수팀은 1987년 독일산 뇌경막 이식 수술을 받고 최근 사망한 54세 여성 환자의 생체 조직검사와 동물실험 결과 iCJD로 사망한 국내 첫 사례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 7월 감각 장애와 정신 이상, 운동 능력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다 숨진 이 환자는 당시 CJD 감염 사망자의 뇌 조직을 원료로 만든 뇌경막을 이식받은 후 CJD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으로 사망한 사례는 지금까지 20개국에서 400여건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의사(유사) CJD’ 진단은 나왔지만 생체검사 결과 CJD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D 어떻게 걸렸나
CJD는 국내에서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으며, 뇌 속의 프리온(Prion) 단백질 변형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감염 후 잠복 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지만, 한 번 발병하면 6개월~1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번 환자 역시 20년이 넘게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올해 사망했다. 사망한 환자는 뇌경막 이식에 의한 iCJD에 감염된 것으로, 1987년 뇌수막종(뇌종양의 일종)에 걸려 절제술을 받은 후 독일 비브라운사가 제조한 뇌경막인 ‘라이오듀라’를 이식받았다. 이식 후 20년 넘게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이 환자는 지난해 6월부터 갑자기 몸에 힘이 없어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서 감각장애와 운동장애, 간대성근경련(근육의 갑작스런 수축현상) 등이 나타나 3차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이후 1년 동안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발음장애와 공포증, 감정의 극심한 변화, 불면증, 환각증 등이 나타났고, 지난 7월 결국 사망했다. 김윤중 한림대 교수팀은 이 환자의 뇌경막을 추출해 동물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 환자가 이식받은 ‘라이오듀라’가 CJD 감염의 원인이었음을 확인하고 지난 7월 질병관리본부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보건당국은 4개월이 넘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김 교수의 논문이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11월호에 게재된 후에야 대책을 발표했다.
◆추가 발병 가능성은 없나
라이오듀라는 인체의 뇌경막을 원료로 제조한 제품으로, 비브라운사가 이 과정에서 산발성 CJD(sCJD)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의 뇌경막을 사용해 문제가 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라이오듀라’에 대해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만큼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식약청이 설립된 1998년 이전에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어 이전에 들어온 제품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라이오듀라는 과거 일부 수입돼 사용됐지만 1987년 이후에는 제조·판매 자체가 중단된 제품”이라며 “이전에 이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 중 추가 사례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인성 iCJD의 경우 △뇌경막 △뇌하수체 호르몬 △각막 등을 이식하거나 감염된 신경외과 수술 장비를 사용하면서 감염되는 반면,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vCJD는 소 해면뇌상증(BSE)에 감염된 육류를 섭취해야 감염되는 것으로 발병 원인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 뇌경막
뇌경막(뇌경질막)은 온몸의 감각과 운동 등을 조절·통제하는 중추신경계를 감싸고 있는 3개의 뇌막 중 가장 바깥쪽 막이다. 보통 뇌수막종이 이 막에 발생하기 때문에 뇌수막종 수술 후에는 다시 이식받아야 한다.
◆ 크로이츠펠트야콥병
Creutzfeldt-Jakob Disease. 뇌 속 프리온 단백질 변형으로 일어나는 전염병이다.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생기면서 신경 기능을 잃게 된다. 보통 2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발병 후 6개월~1년 내 사망한다. 발병 원인에 따라 산발성, 유전성, 의인성, 변형 CJD(인간 광우병)로 나뉜다.
◆ 프리온
Prion.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ㆍ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인자다. 보통 바이러스보다 훨씬 크기가 작으며, 사람이나 동물이 감염되면 뇌에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고 뇌의 기능을 잃게 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질병관리본부와 한림대 의대 김윤중 교수팀은 1987년 독일산 뇌경막 이식 수술을 받고 최근 사망한 54세 여성 환자의 생체 조직검사와 동물실험 결과 iCJD로 사망한 국내 첫 사례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 7월 감각 장애와 정신 이상, 운동 능력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다 숨진 이 환자는 당시 CJD 감염 사망자의 뇌 조직을 원료로 만든 뇌경막을 이식받은 후 CJD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으로 사망한 사례는 지금까지 20개국에서 400여건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의사(유사) CJD’ 진단은 나왔지만 생체검사 결과 CJD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D 어떻게 걸렸나
CJD는 국내에서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으며, 뇌 속의 프리온(Prion) 단백질 변형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감염 후 잠복 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지만, 한 번 발병하면 6개월~1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번 환자 역시 20년이 넘게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올해 사망했다. 사망한 환자는 뇌경막 이식에 의한 iCJD에 감염된 것으로, 1987년 뇌수막종(뇌종양의 일종)에 걸려 절제술을 받은 후 독일 비브라운사가 제조한 뇌경막인 ‘라이오듀라’를 이식받았다. 이식 후 20년 넘게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이 환자는 지난해 6월부터 갑자기 몸에 힘이 없어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서 감각장애와 운동장애, 간대성근경련(근육의 갑작스런 수축현상) 등이 나타나 3차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이후 1년 동안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발음장애와 공포증, 감정의 극심한 변화, 불면증, 환각증 등이 나타났고, 지난 7월 결국 사망했다. 김윤중 한림대 교수팀은 이 환자의 뇌경막을 추출해 동물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 환자가 이식받은 ‘라이오듀라’가 CJD 감염의 원인이었음을 확인하고 지난 7월 질병관리본부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보건당국은 4개월이 넘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김 교수의 논문이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11월호에 게재된 후에야 대책을 발표했다.
◆추가 발병 가능성은 없나
라이오듀라는 인체의 뇌경막을 원료로 제조한 제품으로, 비브라운사가 이 과정에서 산발성 CJD(sCJD)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의 뇌경막을 사용해 문제가 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라이오듀라’에 대해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만큼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식약청이 설립된 1998년 이전에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어 이전에 들어온 제품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라이오듀라는 과거 일부 수입돼 사용됐지만 1987년 이후에는 제조·판매 자체가 중단된 제품”이라며 “이전에 이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 중 추가 사례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인성 iCJD의 경우 △뇌경막 △뇌하수체 호르몬 △각막 등을 이식하거나 감염된 신경외과 수술 장비를 사용하면서 감염되는 반면,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vCJD는 소 해면뇌상증(BSE)에 감염된 육류를 섭취해야 감염되는 것으로 발병 원인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 뇌경막
뇌경막(뇌경질막)은 온몸의 감각과 운동 등을 조절·통제하는 중추신경계를 감싸고 있는 3개의 뇌막 중 가장 바깥쪽 막이다. 보통 뇌수막종이 이 막에 발생하기 때문에 뇌수막종 수술 후에는 다시 이식받아야 한다.
◆ 크로이츠펠트야콥병
Creutzfeldt-Jakob Disease. 뇌 속 프리온 단백질 변형으로 일어나는 전염병이다.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생기면서 신경 기능을 잃게 된다. 보통 20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발병 후 6개월~1년 내 사망한다. 발병 원인에 따라 산발성, 유전성, 의인성, 변형 CJD(인간 광우병)로 나뉜다.
◆ 프리온
Prion.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ㆍ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인자다. 보통 바이러스보다 훨씬 크기가 작으며, 사람이나 동물이 감염되면 뇌에 구멍이 뚫려 신경세포가 죽고 뇌의 기능을 잃게 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