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투자가들은 이제 '숏(매도) 애플 - 롱(매수) 삼성전자' 전략을 넘어 '숏 인텔 - 롱 삼성전자' 투자 전략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8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두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컴퓨팅의 패러다임이 PC중심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전세계 AP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도 "PC 시대 사실상의 표준을 결정했던 인텔의 영향력이 붕괴되어 가는 가운데 기존 핸드폰과 PC의 맹주였던 노키아와 HP마저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세력 재편 속에 스마트폰 세트 제조와 핵심 반도체를 아우르는 하드웨어의 새로운 지배자가 출현할 기회가 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CPU 시장에 비해 작은 AP 시장 규모가 향후 CPU시장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011년 전세계 AP 시장은 약 80억 달러 수준으로, 400억 달러 규모의 CPU 시장에 비해 작다. 그러나 2011년 5억대를 넘어서기 시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2015년 17억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가정하면 2015년 AP 시장 규모는 약 380억 달러로 급성장해 인텔이 독점하고 있는 CPU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도 모바일 AP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억4000만개에서 올해 약 5억4000만개, 내년에는 8억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15년에는 16억700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AP를 탑재한 기기는 지난해 1억대에서 올해 2억3000만대, 내년에는 3억9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같은 AP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액은 지난해 7조원, 올해 11조원에서 내년에는 16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AP시장의 성장으로 삼성전자가 향후 인텔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이미 메모리 시장의 45%, AP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14년 또는 2014년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은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모리 시장에서도 낸드플래시의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HSBC증권은 "2012년 전체 메모리 시장은 연간 9%의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2가지 촉매는 MCP(multichip package)와 SSD(solid state disk)"라고 진단했다. 저가형 스마트폰용 MCP 및 울트라북용 SSD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낸드 시장 성장이 전반적인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2012년 D램 시장은 39%의 시설투자 감소 및 감산으로 2분기에는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MCP와 SSD 성장에 힘입어 2012년 전체 낸드 시장은 D램 시장 규모를 초과할 것"이라며 D램과 낸드 모두를 제조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MCP와 SSD의 시장 리더로 전반적인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이며 시스템LSI 사업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ROIC(투자수익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2011년 실적이 매출액 162조원(전년대비 +4.7%), 영업이익 15조6000억원(-9.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 부문의 실적 호조 지속과 반도체 부문의 점진적인 실적 개선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도 4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184조원(+13.4%), 영업이익 19조5000억원(+24.4%)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