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한국 '의료 허브' 홍보전략 다시 짜자
한국은 의료 기술 면에선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의료 허브’로서의 국가적 위상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한국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8만178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태국(156만명) 싱가포르(72만명)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다.

뛰어난 의료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의료 허브’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외 홍보와 제반 여건이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한휘종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피부·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의료관광객들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의료 강국’이라는 인지도는 미흡하다”며 “저절로 관광객들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병원이 홍보를 위해 역으로 해외에 진출해 한국의 브랜드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RONG KOREA] 한국 '의료 허브' 홍보전략 다시 짜자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존스홉킨스 병원 등 해외 유명 병원들은 중동 등 현지에 병원을 짓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병원 브랜드를 알리고 잠재적인 의료 관광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또 싱가포르, 인도, 태국 등에서는 개별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일부 병원들 간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공동광고를 내거나 환자를 서로 유치해주는 등 기관 간 협력을 환자 유치로 이어가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전략과 함께 △해외 기관과의 기술 교류 확대 △해외 논문 발표 강화 △개도국 의료 기술 전수 △의료를 통한 ODA(공적부조) △의료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수출 등을 통해 한국의 브랜드를 먼저 알려야 한다는 평가다.

또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의료 서비스 진입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건강검진처럼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한국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여행 패키지 지원, 바우처 제공 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