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원자력 관련 중소형주 주목을"
“국내 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낼 겁니다. 기다리면 좋은 종목을 싸게 살 기회가 옵니다.”

강준혁 KNJ스톡매니지먼트 대표는 27일 “내년 2~4월 이탈리아 국채 1600억유로가 만기를 맞는 시점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공포가 극에 달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강 대표는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 한국경제TV 전문가 방송을 하고 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였던 지난 9월 방송에 나와 시장의 반등이 나타날 것이지만 이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국내 증시는 10월 잠시 반등세를 탄 후 재차 급락해 1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강 대표는 “미국 경기가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해도 유럽 이슈로 인해 시장은 상승하기 힘들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내년 상반기 1550선까지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의 연중 저점인 1650선마저 깨고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다 해도 이탈리아는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탈리아 정부가 긴축과 구조조정을 해 나가는 가운데 국내적으로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상으로도 외국인투자자의 복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나쁘게 보고 자금을 빼간 것이면 여건이 달라지면 돌아올 수 있지만 최근 이탈된 자금은 자산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쓰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연말께 전고점인 1950선 근처까지 반등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좋은 종목을 꾸준히 가지고 있으면 수익이 난다는 건 시장이 상승 추세에 있을 때”라며 “주식을 급하게 살 게 아니라 중기 추세가 돌아선 이후에나 사러 들어가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굳이 주식을 들고가야 한다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권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주식을 팔고 있다”며 “대형주는 외국인 매물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중소형주로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정보기술(IT)과 원자력관련주를 주로 추천했다. 전 세계 IT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경기는 그나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형 IT주인 일진디스플레이와 슈프리마 엘티에스 등을 추천했다. 원자력관련주인 두산중공업과 한전기술, 실적대비 저평가 된 두산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강 대표는 주식 투자에 대한 나름의 이론이 있다.성공투자를 위한 6가지 핵심 키워드인 ‘트렌드(TREND) K’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통해 실적을 점검한 후에는 주가수준과 함께 수급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며 “개별 종목이 시장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는 만큼 시장의 추세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금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기술적 분석을 통해 최적의 매수·매도 시점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투자에 있어 두 가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목을 고른 다음에는 싸게 살수 있는 때를 기다려야 하고 사고 난 후에는 추세가 완전히 깨지기 전까지는 보유해야만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 대표는 “해수욕장은 날씨 따뜻할 때 가야 한다”며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며 섣부른 매수를 경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