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대상] IT산업, R&D 투자 방심 경계해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20개 지역에 182개 한류 팬클럽이 있으며 회원 수도 3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문화가 이른바 한류 열풍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그간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화를 위해 투자한 노력의 문화적 결실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 행사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한국 제품이 ‘CES 2012 혁신상’을 대거 수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이기는 하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상 규모 면에서 1,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1980년대 초 전전자(Time Division Exchange) 교환기를 개발한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전자제품이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빔밥으로 비유되는 한국인 특유의 ‘융합 유전자(DNA)’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산업은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기업 부문 IT 지출이 올해 대비 3.1% 늘어난 49조7000억원에 불과할 전망이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의 전체 IT 지출은 올해 대비 8% 늘어난 36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한 달에 약 300억개의 콘텐츠가 추가되고 있으며 트위터에서는 한 달에 약 320억번의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소비자들의 트렌드와 행동 변화는 빠르게 움직인다.

향후 5년 동안 모바일 기기, 서버 애플리케이션, 소셜 네트워크가 서로 융합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창출하는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화두로 ‘변화(transition)’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더욱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때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한류 열풍도 탁월하고 IT 산업을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도 자랑스럽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