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주춤하자  고개 든 경유값
휘발유가 주춤하는 사이 경유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 영향도 있지만 수송용 연료 성수기는 지났고 동절기 난방유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앞으로도 휘발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경유와 등유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휘발유의 경우 지난달 31일 ℓ당 1993원17전으로 정점을 찍은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5일엔 1973원93전까지 떨어졌다.

반면 경유는 지난 10일 이후 15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전 ℓ당 1781원74전에서 25일 1794원56전으로 13원 이상 올랐다. 전날에 비해 11전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휘발유 가격이 매일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라 경유와 가격 차이가 210원까지 벌어졌지만 이달 중순 이후 경유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휘발유와 가격 차이는 180원까지 좁혀졌다.

2008년엔 이 차이를 넘어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는 가격 역전이 일어나 ‘경유의 반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래 국제유가는 경유 가격이 더 높지만 휘발유에 붙는 정액 세금이 더 많아 국내에서는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다”며 “당시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상회했던 것은 휘발유 가격이 너무 높아 정부가 100원의 유류세 인하 정책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 결정에 쓰이는 싱가포르 시장에서도 경유는 11월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다. 11월 첫째주 배럴당 127.37달러에서 둘째주 132.47달러, 지난주엔 132.90달러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시장과 마찬가지로 경유는 국내에서 차량용 연료는 물론 발전용, 난방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겨울이 성수기”라며 “연간 소비량이 휘발유의 1.7배 정도인 만큼 가격 상승의 체감도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김동욱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