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통과 이후] "韓, FTA로 EU 4대 교역국 도약"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사진)는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은 단번에 EU의 4대 교역국이 됐다"며 "한 · 미 FTA도 한국의 해외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이트 대사는 지난 23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독일 화학업체 랑세스의 '러버데이(Rubber Day Korea)' 행사에서 "한 · 미 FTA를 환영한다"며 "자유무역을 위한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 EU FTA로 EU시장 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간 것을 볼 때 한 · 미 FTA도 한국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이트 대사는 "EU의 비유럽 교역 대상국 중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 브라질에 이어 5위였다"며 "그런데 FTA 발효 후 브라질이 5위로 떨어졌고 한국이 4위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는 "6위인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다 합쳐야 한국과의 교역량과 비슷한 규모"라며 "FTA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자이트 대사는 EU 국가 중 독일 시장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독일 수출이 가장 많고 FTA 발효 이후 독일의 한국 수출 역시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에서도 제조업계에서 저항이 있었지만 한 · EU FTA가 다른 국가에 모델이 될 수 있고 독일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득했다"며 "실제 발효 이후 교역은 성공적이고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트 대사는 이 같은 시장 개방 효과 외에 21세기의 메가트렌드로 에너지의 효율성도 강조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더 빨리 원자력 에너지를 대신할 에너지원을 찾기로 결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는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높은 경제가 1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