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부동산 투자 비중 낮추겠다"
"몰빵이나 한방 투자는 앞으로 없을 것입니다. "

군인공제회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천억원의 자금을 단 한 건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유명했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사모펀드(PEF)를 통해서다. 이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수익률 관리에 애를 먹기도 했다.

진영호 군인공제회 금융사업 부이사장은 24일 "수익률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한 건에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집행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박'과 '쪽박'을 오가는 줄타기 베팅은 지양하겠다는 얘기다. 대신 "채권 투자의 비중을 높이고 다른 연기금 등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등 리스크를 낮추는 데 주력해 매년 안정적 수익이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금 운용 현황은.

"자산 규모는 8조원가량이다. 이 중 금융과 부동산에 3조5000억원과 3조원씩 투자하고 있다. 과거에는 부동산 비중이 가장 컸지만 점차 낮추는 중이다. 금융과 부동산 비중을 6 대 4 정도로 맞추려 한다. 금융자산 중에는 PEF나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투자가 1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주식 1조원,채권 4000억원,해외 4000억원 순이다. "

▼대체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부동산까지 합하면 전체 운용자산의 80%가 대체투자다. 다른 연기금에 비하면 비중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이 같은 독특한 포트폴리오가 장점이 되기도 했다. 특정 투자에 많은 돈을 쓰면 한번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기에는 힘든 점이 있다. 수익률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주식,채권 등의 비중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한데.

"군인공제회는 회원들에게 연 6.1%의 높은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3년 전에는 7%에 달했다. 다른 연기금에 비해 조달금리(회원 저축금리)가 높다 보니 대체투자를 많이 하고 투자 한 건에 수천억원씩 자금을 집행하는 일도 많았다. 무엇보다 조달금리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

▼운용 방침에 변화가 있나.

"투자자산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한번에 집행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과도하게 낮은 채권투자 비중을 높이고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 신성장동력 펀드 등 정책자금이 들어간 PEF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

▼올해 투자 여력은.

"올해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 4200억원을 배분했는데 이미 4000억원이 집행됐다. 200억원가량의 여유가 있다. 대체투자는 배분액 4300억원 대비 집행률은 80%인 3500억원이다. 800억원 정도 더 쓸수 있다. "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