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융사에 국채를 빌려주는 제도를 다음달 17일 도입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용한 국채 대여 프로그램을 한국이 도입하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사가 보유채권 등을 담보로 한은이 보유한 국채나 정부 보증채를 최장 1년간 빌려갈 수 있다"고 24일 말했다. 대상 금융사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국민연금 한국거래소 등이다.

금융사가 한은에서 국채를 빌리려면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담보물은 정부보증채,통화안정증권(통안채) 외에 금융통화위원회가 별도로 정하는 증권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 은행채나 회사채가 담보대상 증권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금융사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은행채나 회사채를 한은에 맡기고 국채를 빌릴 수 있게 돼 유동성 위기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 중앙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