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채발행 입찰 저조와 실망스러운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지만 국내 증시는 24일 오히려 반등에 나서며 선방했다.

현재 유럽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등 '메가 플랜'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을 염두에 두고 화학, 정유 등 소재 관련주(株) 위주로 대응해야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시장은 유럽에서 논의중인 '메가 플랜'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 유로존의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이미 노출된 악재로 인식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유로존의 잠재적인 악재가 모두 드러나는 것이 '해답을 구하는 빠른 길'로 시장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지수의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유로존은 앞으로 높은 물가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체제 존립을 위협하는 신용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신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 금융시장이 안정된 뒤 실물경제가 정상 가동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팀장은 특히 "유로존 본드 도입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직접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될 경우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고, 유동성에 민감한 상품가격이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여전히 경기전망은 불투명하지만 화학주와 정유주 등 소재 관련주들이 단기 반등에 나설 수 있어 매매 시 유효할 수 있다고 김 팀장은 권했다.

그는 "지난 8~9월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는 상품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달러 사재기가 확산되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웃도는 등 위험자산 선호도 병행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ECB가 진행시킬 유동성 효과에 대한 기대가 잠재돼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