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위기 심화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유럽 국채 금리 상승, 미국 및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2% 이상 급락해 1780선대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종가를 기준으로 18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닷새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 4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은 장 후반 유입된 연기금 매수세 덕에 매도 우위 규모를 대폭 줄여 27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37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휴일을 앞두고 급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60억유로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36억5000만유로 어치를 매각하는데 그쳤다. 이날 발표된 미국 제조업 지표, 고용지표, 소비자심리지표도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여기에 중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을 기록,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을 밑돌긴 했지만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감까지 훼손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미국 증시 급락은 유럽과 중국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마저 국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독일 국채 10년물 낙찰 금리는 평균 1.98%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장중 7%를 재차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럽발(發) 악재의 악순환의 고리가 끊기지 않고 있다"며 "독일이 유로 본드 발행에 반대하는 등 유럽 정치권은 아직 제자리 걸음을 벗어 나지 못하는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다만 1750~1770대가 기술적인 지지선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유럽 위기가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의 압력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이 24일(현지시간) 유럽 재정위기 대응방안을 논의 위해 만나기 때문에 해결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유로·달러 환율 방향성이 나타날 때까지 코스피지수가 1770~188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단기 하락 구간에서 기술적 대응에 나설 것을 권했다.

이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유럽 각국의 신용위기,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여진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유럽 문제의 방향성이 제시될 경우 투자심리의 빠른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의 1750~1770선에서의 지지력 확보 및 1800선 회복 여부가 장세 안정성을 가늠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