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23일 미디어 업종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도 지상파 방송사들과 계열 PP(Program Provider)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한익희 연구원은 "한미 FTA가 미디어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는 국내 PP 채널들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요건 완화와 수입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편성 비율 완화로 요약된다"고 전했다.

3년 간의 유예기간 동안 관련법이 개정되면 국내 PP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요건은 현행대로 지분율 49%를 유지하지만 국내 법인을 통한 간접투자의 경우 보도채널, 종편채널, 홈쇼핑을 제외한 모든 PP에 100%까지 허용된다는 것.

미국의 방송 사업자들이 국내 법인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를 통해 국내 PP의 지분 100%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해외 프로그램들을 수입해 사업을 하고 있거나 특히 미국 콘텐츠에 의존도가 높은 PP들은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3년 후부터 매출 원가율이 상승해 수익성이 하락하거나 또는 프로그램 수급에 차질을 빚어 시청률과 광고판매율이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지상파 방송사들과 계열 PP들, 또는 자회사 PP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라며 "기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자체 제작 콘텐츠는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매체력을 발휘하고 있어 해외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또 "현행 비지상파 국내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은 애니메이션 35%, 영화 25%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후 각각 30%, 20%로 낮아진다"며 "요약하면 지상파 방송사들과 그 계열사들은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 반면, 미국 수입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은 PP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 또는 시청률 부진에 빠질 공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