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株 '수수료 덫'에 걸려 휘청
홈쇼핑 업체들의 주가가 판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로 급락했다.

CJ오쇼핑은 23일 4.19% 하락한 27만2200원에 마감했고 현대홈쇼핑은 11만5000원으로 4.56% 하락했다. GS홈쇼핑은 4.98% 하락한 9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홈쇼핑 업체들의 판매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홈쇼핑 업체들은 중소 납품업체들로부터 판매대금의 평균 37%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업계 협의를 거쳐 이달 중 판매 수수료 인하 대상과 폭을 정하고 지난달 판매분부터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홈쇼핑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수수료를 낮춘 대형 백화점과 비슷한 폭으로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홈쇼핑 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은 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지난달 판매분부터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율을 3~7%포인트 낮췄으며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영업이익은 3%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홈쇼핑은 중소 납품업체의 비중이 백화점보다 높아 수수료 인하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소비 침체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