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통신시장도 한 · 미 FTA의 영향을 받게 됐다. 특히 중소 채널사용사업자(PP)와 독립제작사 등이 한 · 미 FTA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한 · 미 FTA는 PP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현행대로 49%로 제한했지만 국내 법인을 통한 간접투자의 경우 보도채널과 종합편성,홈쇼핑을 제외한 모든 PP에 대해 100% 투자가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간접투자도 외국인이 최대주주이거나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 외국인으로 간주해 지분투자를 49%로 제한해왔지만 앞으로는 미국의 대형 방송사업자들이 국내 법인을 통해 얼마든지 국내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자체 제작 비중이 크지 않은 일반 중소 PP들이 월트디즈니나 타임워너 등 미국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과 콘텐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승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PP지원팀장은 "해외 대형PP들이 직접 국내시장에 들어오면 미국 프로그램의 수입 단가가 높아지고 심지어는 프로그램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 미 FTA에 따라 케이블TV방송국,PP,위성방송 등 비지상파의 국내물에 대한 편성비율이 낮아져 국내 독립제작사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비지상파의 국내물 편성쿼터는 애니메이션이 35%,영화는 25%지만 한 · 미 FTA가 발효되고 나면 각각 30%,20%로 낮아진다.

방송시장에 비해 통신시장은 한 · 미 FTA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현행 국내법과 동일하게 49%로 제한했다.

간접투자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최대주주이고 15%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하는 '외국인 의제' 조항을 FTA 발효 2년 후부터 면제해주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서비스 품질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 업체가 진출해 사업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