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박원순發 쇼크'로 심화되는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와 관련,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만연한 가계부채나 유럽에서 확산되는 경제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택시장 침체 국면을 장기화하고 있다"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가구 및 전체 가격 비중이 높아 서울시장 전체를 출렁이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을 정도로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며 "불안 심리까지 겹쳐 추가하락을 예상한 수요자들이 까다로운 입맛을 보이는 것도 침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 하락세가 가속화하면 시장이 자생력을 잃을 가능성이 큰 데다,수출 둔화를 대체할 내수 진작에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추가 침체를 막는 수준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나 양도세 중과 등 과도한 규제 장막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기부채납 비율을 단지별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업계는 "한시적인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거나,생애최초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과감하게 낮춰 전세수요를 구매로 유인해 거래에 물꼬를 트는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시작된 '박원순發 쇼크'에 대해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는 기본적으로 투기적 요소가 강해 외부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특징이 강하다"며 "박원순 시장이 재개발 · 재건축 시장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강하게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선덕 소장은 "박 시장의 공약인 재개발 · 재건축 사업의 속도조절 방안은 전세난 완화를 위해 작년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 시장 안정대책도 큰 효과가 없는 만큼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