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4조원대에 머무는 등 천수답 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거래대금이 줄어 매매 주체들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권하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30분께 코스피지수가 약세 출발 후 빠르게 반등에 나서며 장중 1830대를 회복했다. 장이 시작한지 아직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날 지수 변동폭은 33포인트에 달한다. 거래대금은 현재 약 1조원 수준이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거래대금이 4조원대를 기록했다. 한편 투자심리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미래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선반영돼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에 기관이 매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이 감소했다"며 "이러한 관망장 속에서는 지수 방향성을 예측하기 위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를 참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삼성전자 등 시총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져 이들 종목 주가에 따라 순간적으로 지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거래대금이 최소 5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며 "지수가 1800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어 가격 매력은 충분히 있으니 대외 변수가 개선되면 기관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오는 23일(현지시간), 29일에 각각 예정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EU 재무장관회의 결과를 주목하라고 권했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거래대금이 줄어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다"며 "연기금 제외를 하고는 강하게 매수하는 주체가 없어서 대응이 중요한 시기"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실적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가격 매력이 있는 반도체, 유틸리티, 유통, 통신, 의류·내구재 등 가치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투자심리와 거래대금의 단순 합이 저점에 달하면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증시가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등 한쪽으로 심리가 쏠리면 매도, 매수 거래가 늘어나 거래대금이 증가하게 된다"며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올 지 안 올 지 모르는 악재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우려했던 악재가 실제로는 터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증시는 반등하게 된다"며 "미국 경기 회복과 유럽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어 반등을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