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만나 필리핀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국가개발계획(2011~2016)'에 유 · 무상 원조를 포함한 경제지원을 늘리기로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아키노 대통령과 단독 · 확대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경제 · 통상,문화교류,지역 ·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합의했다.

한국은 올해부터 3년간 필리핀의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비롯한 민 · 관협력사업(PPP)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으로 5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원액은 2007~2009년 미국이 EDCF 사업으로 필리핀에 지원한 3억달러보다 큰 규모다.

두 정상은 이어 양국 간 인적교류 증진과 상대국에 각각 체류 중인 양국 국민의 보호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문화 · 교육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관계장관들은 △EDCF와 무상원조 기본협정 △농복합산업단지(MIC) 사업 양해각서(MOU) △수빅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협력 MOU △할라우강 다목적댐 건설 협력 MOU 등 5개 문서에 서명했다.

이 중 할라우강 다목적댐은 3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한국이 EDCF 자금을 통해 건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 경우 수력발전 설비 등의 수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체결된 EDCF와 무상원조 기본약정을 통해 양국 간 개발 협력사업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한국과 필리핀 간 방위산업 협력과 투자자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닐라=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