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아랍권 반 독재 투쟁의 성지인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광장에서 유혈사태가 재발하는 등 이집트 군부와 시민 세력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또 카이로 도심 한복판에서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군부와 시위대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19일 카이로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때 23살의 시위대 1명이 가슴에 고무탄을 맞고 사망했으며, 경찰 40여명을 포함해 최소 676명이 부상했다. 또 20일 알렉산드리아에서도 25세의 시위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흐리르광장에서의 인명 피해는 경찰이 금요 예배일인 18일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에 이어 19일 아침까지 광장에 텐트를 친 채 점거 시위를 하던 200여명의 시민을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면서 발생했다. 수천명 규모로 불어난 시위대는 후세인 탄타위 군 최고위원회(SCAF) 사령관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광장 안팎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와함께 이들은 군부에서 시민으로 조속히 권력을 이양하고 대통령 선거 일정을 확정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참가자 일부는 경찰 차량을 장악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였고, 경찰은 장갑차 위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무차별 발사했다.

트위터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이날 충돌 과정에서 최소 두 명의 시위대가 한쪽 눈을 실명했으며 일부 취재진도 이마와 얼굴에 고무탄을 맞았다. 20일 오전에도 수백명의 시민이 타흐리르광장에 모여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인 칼레드(29)는 “SCAF는 무바라크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며 “(무바라크 퇴진 후에도)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AFP에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