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의 곁에 두고 싶은 책] 경제학이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읽고나면 누구든 "아,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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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경제학 ㅣ 토드 부크홀츠 지음 ㅣ 이성훈 옮김 ㅣ 김영사 ㅣ 291쪽
경제는 어렵다. 경제학은 더 어렵다. 중요하고 따라서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라도 제대로 파악해둬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경제학책은 펴드는 순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 일쑤다. 숫자로 시작해 숫자로 끝나는 게 경제라지만,도표와 수식 투성이인데다 설명 또한 대부분 복잡하고 난해해 이해하기 힘든 까닭이다.
'유쾌한 경제학'은 그런 괴로움을 덜어주는 책이다.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케임브리지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 담당 자문위원을 지낸 경제학자 겸 칼럼니스트다. 하버드대 명강사로 소설도 낸 저자의 글솜씨 덕일까,책은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구성은 일반 입문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1장 거시경제학에선 경기 순환과 인플레이션,실업 및 적자 재정과 통화정책 등을 다루고,2장 미시경제학에선 시장의 움직임과 관련 요소들(기업 간 경쟁과 정부의 규제,한계이론과 탄력성,교육 · 환경)에 대해 설명한다. 3장은 국제 경제,4장은 개인 투자와 주식 등에 할애한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다들 더 잘살기를 바라지만 자원은 제한돼 있다. 아담이 사과를 베어먹은 순간 이후 사람들은 계속 골머리를 앓는다. 땅에다 채소를 심을까,가축을 기를까. 세금을 낮추겠다는 후보를 찍을 것인가,정부 지출을 늘리겠다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 '
답을 얻자면 복잡한 경제현상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곁들인 풀이는 쉽고 간결하다. 실업보험과 복지가 실업률을 올린다는 대목만 해도 그렇다. '미용사 M은 시간당 7200원을 번다. 실직하면 정부에서 3960원을 받는다. 일하면 세금 18%와 사회보험료 7.5%를 떼이니 실제 소득은 5364원이다. 놀면 사회보험은 안내도 돼 3247원을 손에 쥐는데다 교통비도 안든다. 결국 실업보험이 실업자를 2배 가까이 늘린다. '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설도 명료하다. '인플레이션은 정계를 흔든다. 화폐가치가 껌값이 된 걸 안 시민들은 통치자를 껌같이 여긴다. 누진세 제도에선 인플레이션으로 임금이 올라도 실질소득은 줄어든다. 명목임금이 올라 세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점점 가난하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가난해진다. '
그는 또 국가 부채에 하등의 책임도 지지 않는 정치인들의 요구와 주장으로 재정 적자가 커지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아기들은 현재 젊은 근로자들이 내는 세금보다 70% 이상 더 내게 될 것이라 한다. '
10여년 전 미국 얘기인데 지금의 우리 사정과 놀랄 만큼 닮았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올리자면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인덱스펀드'가 괜찮다는 팁도 제시한 그의 한 마디는 경제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운다. '국민이 건강한 경제지식을 갖고 있을수록 정치인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유쾌한 경제학'은 그런 괴로움을 덜어주는 책이다. 저자 토드 부크홀츠는 케임브리지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 담당 자문위원을 지낸 경제학자 겸 칼럼니스트다. 하버드대 명강사로 소설도 낸 저자의 글솜씨 덕일까,책은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구성은 일반 입문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1장 거시경제학에선 경기 순환과 인플레이션,실업 및 적자 재정과 통화정책 등을 다루고,2장 미시경제학에선 시장의 움직임과 관련 요소들(기업 간 경쟁과 정부의 규제,한계이론과 탄력성,교육 · 환경)에 대해 설명한다. 3장은 국제 경제,4장은 개인 투자와 주식 등에 할애한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다들 더 잘살기를 바라지만 자원은 제한돼 있다. 아담이 사과를 베어먹은 순간 이후 사람들은 계속 골머리를 앓는다. 땅에다 채소를 심을까,가축을 기를까. 세금을 낮추겠다는 후보를 찍을 것인가,정부 지출을 늘리겠다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 '
답을 얻자면 복잡한 경제현상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곁들인 풀이는 쉽고 간결하다. 실업보험과 복지가 실업률을 올린다는 대목만 해도 그렇다. '미용사 M은 시간당 7200원을 번다. 실직하면 정부에서 3960원을 받는다. 일하면 세금 18%와 사회보험료 7.5%를 떼이니 실제 소득은 5364원이다. 놀면 사회보험은 안내도 돼 3247원을 손에 쥐는데다 교통비도 안든다. 결국 실업보험이 실업자를 2배 가까이 늘린다. '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설도 명료하다. '인플레이션은 정계를 흔든다. 화폐가치가 껌값이 된 걸 안 시민들은 통치자를 껌같이 여긴다. 누진세 제도에선 인플레이션으로 임금이 올라도 실질소득은 줄어든다. 명목임금이 올라 세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점점 가난하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가난해진다. '
그는 또 국가 부채에 하등의 책임도 지지 않는 정치인들의 요구와 주장으로 재정 적자가 커지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아기들은 현재 젊은 근로자들이 내는 세금보다 70% 이상 더 내게 될 것이라 한다. '
10여년 전 미국 얘기인데 지금의 우리 사정과 놀랄 만큼 닮았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올리자면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인덱스펀드'가 괜찮다는 팁도 제시한 그의 한 마디는 경제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운다. '국민이 건강한 경제지식을 갖고 있을수록 정치인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