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코리아 출범…어르신 리더 1만 양성할 것"
"시니어코리아 행사를 통해 신노년문화를 만들어갈 1만명의 어르신 리더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

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54 · 사진)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지난 2월부터 협회장을 맡아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1 시니어코리아 전국대회'를 준비해왔다. 파주노인종합복지관장을 겸하고 있는 이 회장은 기자와 만난 16일에도 복지관 김장담그기를 마치고 서울 마포구 협회 사무실에서 빵 한 조각과 차 한 잔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전국 각지의 복지관 어르신 1만여명이 모이는 시니어코리아의 슬로건은 '노년을 건강하게,세상을 행복하게'다. 100세 시대 신노년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가 생각하는 건강한 신노년문화는 자녀와 사회에 의존적인 생각을 버리고 넓게 포용하고 다독이면서 본래의 어른의 모습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사회를 일군 우리의 부모님들께 남은 여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제겐 큰 행복입니다. "

'행복한 노인복지 전문가'로 불리는 이 회장이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4년이다. 일산에 있는 한 교회에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감명받아 사회복지에 전념하게 됐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땄고 작년부터 평택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1995년 녹번노인종합복지관을 시작으로 양천,동대문,파주 노인,문산복지관 등 5곳을 오픈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7년째 노인복지 외길을 걷고 있는 그는 예방적 복지를 강조한다. "처음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께 젊었을 때 못하신 것을 여기서 한두 가지 배우시라고 합니다. 잘하는 게 있으면 당당해집니다. 그러면 자신감이 생겨 자녀와 손자들에게서도 어른의 권위를 회복하게 된다고 말씀드려요. "함께 모여서 배우고 자신감이 생기면 아플 병도 달아나 결국 가정과 국가적 비용도 절감된다는 것이다.

그는 "고령사회,노인복지 문제에 있어 정파에 관계없이 지속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으면 한다"며 정권마다 바뀌는 복지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이 회장의 소망은 복지관을 '어르신의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로서 아직 자신도 경제적으로는 노후준비를 못했지만 10년,20년 후가 더 기다려진다고 했다. "단 한 분의 어르신이라도 복지관에 오셔서 행복해하실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늙어간다면 정말 행복할 겁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