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 "좋은 영화처럼 감동 주는 게임 만들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마트 파워리더 100인 릴레이 인터뷰 - (16)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
리니지 개발 경험 살려 이용자 자율 높인 게임 '아키에이지' 내년 서비스
리니지 개발 경험 살려 이용자 자율 높인 게임 '아키에이지' 내년 서비스
"1990년대 말 고속인터넷망이 보급되면서 기존 정보기술(IT)산업의 질서가 무너졌고 '새로운 문'이 열렸어요. 이젠 모바일 혁명으로 더욱 거대한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선구자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44 · 사진)은 "첫 문이 열렸을 때 넥슨,엔씨소프트 등이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며 "모바일 시대의 관문을 뚫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 기업들이 필요한데 소프트웨어와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구자
송 사장은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초석을 다진 게임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와 출시된 지 13년이나 됐지만 지금도 연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를 만들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대학,대학원 동기인 넥슨의 지주사 NXC의 김정주 대표와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까지 역임하다 2003년 독립해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했다.
"1990년 중반만 해도 주변에서 '서울대 출신이 웬 게임이냐'고 수군거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했어요. 다만 업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20일부터 셧다운제(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가 기어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바뀌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좋은 게임으로 사회 인식 바꿔야"
송 사장은 기본적으로 게임사들의 잘못도 크다고 진단했다. 비판을 받고 있는 요인들을 직접 제거하거나 개선하기보다는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리는 대증요법에만 집중했다는 것.그는 게임사들이 사회공헌 활동이나 게임중독 치료지원 등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처럼 재산을 기부해 재단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인류에 봉사한다"는 철학을 실행에 옮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무조건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게임은 한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고 좋은 영화처럼 잔잔한 여운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용자 자율성 높은 게임 개발
최근 한국 식자들 사이에 회자됐던 '왜 한국에는 잡스 같은 인재가 없는가'라는 얘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송 사장은 "잡스는 한국에만 없는 것이 아니고 독일,프랑스 등 전 세계 190여개국에도 없다"며 "미국 실리콘밸리만의 독특한 문화에서 잡스가 나올 수 있었고 국내에서는 고급 인력이 쏠린 의료,법조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는 3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MMORPG '아키에이지'를 5년에 걸쳐 개발 중이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베스트셀러 작가 전민희 씨가 개발에 참여해 스토리가 탄탄하고 이용자의 자율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내년 상반기에 공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캐릭터,괴물,들판의 나무 등 '오브제' 간 상호작용이 강한 것이 아키에이지의 장점이죠.정해진 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마음껏 게임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자율도를 높였습니다.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인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기는'기본에 충실했어요.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선구자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사장(44 · 사진)은 "첫 문이 열렸을 때 넥슨,엔씨소프트 등이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며 "모바일 시대의 관문을 뚫기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 기업들이 필요한데 소프트웨어와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구자
송 사장은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초석을 다진 게임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와 출시된 지 13년이나 됐지만 지금도 연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를 만들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대학,대학원 동기인 넥슨의 지주사 NXC의 김정주 대표와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까지 역임하다 2003년 독립해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했다.
"1990년 중반만 해도 주변에서 '서울대 출신이 웬 게임이냐'고 수군거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했어요. 다만 업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20일부터 셧다운제(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가 기어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바뀌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좋은 게임으로 사회 인식 바꿔야"
송 사장은 기본적으로 게임사들의 잘못도 크다고 진단했다. 비판을 받고 있는 요인들을 직접 제거하거나 개선하기보다는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리는 대증요법에만 집중했다는 것.그는 게임사들이 사회공헌 활동이나 게임중독 치료지원 등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처럼 재산을 기부해 재단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인류에 봉사한다"는 철학을 실행에 옮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무조건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게임은 한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고 좋은 영화처럼 잔잔한 여운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용자 자율성 높은 게임 개발
최근 한국 식자들 사이에 회자됐던 '왜 한국에는 잡스 같은 인재가 없는가'라는 얘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송 사장은 "잡스는 한국에만 없는 것이 아니고 독일,프랑스 등 전 세계 190여개국에도 없다"며 "미국 실리콘밸리만의 독특한 문화에서 잡스가 나올 수 있었고 국내에서는 고급 인력이 쏠린 의료,법조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는 3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MMORPG '아키에이지'를 5년에 걸쳐 개발 중이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베스트셀러 작가 전민희 씨가 개발에 참여해 스토리가 탄탄하고 이용자의 자율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내년 상반기에 공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캐릭터,괴물,들판의 나무 등 '오브제' 간 상호작용이 강한 것이 아키에이지의 장점이죠.정해진 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마음껏 게임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자율도를 높였습니다.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인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기는'기본에 충실했어요.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