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파이낸싱에 참여하는 한 금융권 관계자는 10일 "리파이낸싱 대상 23억달러 가운데 일부는 외화표시 채권으로,일부는 새로운 구조의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리파이낸싱 구조는 내주 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리파이낸싱에 따른 신디케이트론의 차입 주체는 기존 밥캣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일부 계열사들로 바뀔 예정이다. 신규 대주단에는 기존 인수금융에 참여했던 금융회사들이 다수 포함된다. 외화표시 채권은 역내와 역외 두 종류로 발행하며 해외 신용등급이 없는 두산그룹을 대신해 산업은행이 지급보증 역할을 맡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미국에서 관련 기업설명회(IR)를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은 이와 별도로 밥캣 전환우선주 매입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돈도 일부 상환할 계획이다. 내년 11월까지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연 복리 9%에 해당하는 수익률로 되사줘야 하는 풋옵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두산그룹은 2007년 11월 모두 51억달러를 들여 밥캣(미국 잉거솔랜드의 자회사)을 인수했다. 29억달러는 12개 금융회사가 참여한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했고 이 중 6억달러는 이미 상환했다. 나머지 22억달러 중 8억달러는 FI로부터 구했다. 14억달러는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두산엔진이 자체 조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외에 어떤 계열사가 새로운 차입 주체로 참여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차입금의 만기 구조는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 흐름에 맞춰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리파이낸싱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모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전체 리파이낸싱 금액에서 외화표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두산그룹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는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밥캣 관련 차입금의 만기 집중에 대한 불안감으로 두산그룹 채권을 매입하지 않으려는 기관이 많았는데,이번 대규모 리파이낸싱이 성사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