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코스피지수가 5% 가까이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44조원 이상 증발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4.28포인트(4.94%) 폭락한 1813.25로 장을 마쳤다.

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국채 금리(10년 만기)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에도 연 7.3%대로 치솟았다.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해제와 옵션만기 영향 등 악재가 겹치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날 1081조6586억원에서 1037조1937억원으로 44조4649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전기전자(-5.07%) 업종을 비롯 운송장비(-5.61%)와 화학(-4.85%) 등 기존 주도업종이 폭락하며 지수 낙폭이 더 커졌다.

은행과 건설 업종은 각각 6.03%, 6.02% 떨어져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날 대형주는 5.26% 급락해 중형주(-3.67%), 소형주(-3.12%)보다 낙폭이 컸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그리스의 국민투표 발표 이후 유럽증시는 급락한 반면 국내증시는 비교적 잘 버텨왔다"며 "이날 이탈리아 위기가 번지면서 한꺼번에 충격을 더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이탈리아 위기로 정책공조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패닉성 장세가 연출됐지만 1800선에서는 단기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