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전용병원으로 최신식 의료장비 등 종합병원 역할 수행

KRA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조정기)의 경주마 동물병원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한 일반 동물병원으로 생각을 했다가 병원의 규모라든가 최신식 의료장비, 수술실, 회복실, 입원마방 등을 둘러보고는 대부분 깜짝 놀랄 정도이기 때문이다.최근 애완동물이 급증하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한번쯤 시내에서 운영하는 동물 병원을 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내에서 운영하는 동물병원은 불특정 다수의 동물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개인병원이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에 있는 동물병원은 말 전용 종합병원에 해당한다.부경경마공원에는 1000 여두에 가까운 경주마가 있다.이 많은 말들을 32명의 조교사와 280여명의 마필관리사들이 관리를 한다.동물병원에는 외과, 내과, 마취 등을 전공한 4명의 수의사와 간호사 2명, 방역담당 1명, 인턴(수의사) 1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말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야간에도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의사들이 교대로 야간 당직을 하면서 24시간 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총 8명의 동물병원 직원으로는 1000여 두에 가까운 경주마를 진료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경경마공원에는 1차 진료기관으로서 개업 수의사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이 2곳이 더 있다.이들은 소형 진단 장비를 이용해 주로 경주마에 대한 내·외과 등 단순진료, 경주마방 왕진진료를 담당한다.부경경마공원 동물병원은 중증마에 대한 집중진료로서 대형 진단 장비를 이용한 정밀진단, 임상병리검사 업무 수행, 마필수술 등 전문 진료와 방역 및 검역업무, 출주마에 대한 정밀 마체 검사 및 진단 등도 수행한다.

경주마에게는 어떤 질환이 있을까.경주마의 경우에는 운동선수에서 주로 발생하는 운동기 질병인 골절, 인대염, 건염, 관절염 등이 대부분 발생하고 이외에 산통(말의 복통), 호흡기 질환 등이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말도 사람에게 생기는 거의 모든 질병이 발생한다.

부경공원에서 최근 1년간 병류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운동기 질환이 548건으로 가장 많고 호흡기 질환 233건, 외상 206건 소화기 질환 78건, 제질환(발굽) 51건, 안질환 30건, 심맥관계 29건 등이며 기타 비뇨생식기계, 피부질환도 각 28건 11건으로 나타났다.

경주마의 수술은 주로 운동기계, 소화기계 수술이 많으며, 관절경 이용술, 후두성형술(호흡기), 개복술, 골편적출술, 나사고정술, 일반외과수술 뿐만 아니라 거세술 등도 시행한다.수술건수는 최근 3년간 평균 관절경 이용술이 15건, 후두 성형술 5건, 개복술 2건 골편적출술 2건, 거세술 4건 등 연간 30여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부경경마공원 동물병원은 경주마들의 운동기 질병의 진단을 위해 대용량 엑스레이기와 초음파기기 등을 갖추고 경주마에 많이 발생하는 운동기 질환에 대하여 정밀한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2009년부터는 방사선 디지털 현상기를 운용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운동기 질환의 빠른 회복을 위해 각종 물리치료기(광열치료기, 체외충격파치료기, 레이저치료기 등)를 이용한 물리치료도 실시하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진료하는데 차이점은 뭘까.동물병원을 총괄하고 있는 권철재 수의사는 “말은 뒷발로 차는 습성이 있어서 진료를 할 때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해야 하고 경주마의 체중이 평균 480kg으로 사람의 힘으로 이동하는데 힘들기 때문에 수술 등을 해야 할 때는 마취 후 기계(기중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