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물가 둔화…긴축 완화 기대
중국 물가상승률이 10월에 크게 둔화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통계국은 9일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에 비해 5.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상승률 6.1%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인 5.8%보다 크게 떨어진 5.0%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은 여전히 식품이었다. 식품 가격은 10월에 11.9% 오른 반면 비식품 가격은 2.7%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식품 가격은 전월에 비해선 0.2% 떨어져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월에 비해 0.1% 오르는 데 그쳐 9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 0.5%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이는 추세로 방향을 틀었다"며 "정부가 긴축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인민은행이 발행한 1년물 채권 금리가 28개월 만에 처음 떨어진 것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전날 100억위안(1조7000억원) 규모의 1년물 채권 금리를 1주일 전보다 0.0107%포인트 떨어진 3.5733%로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가 당장 금리를 내리거나 지급준비율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12월에 물가상승률이 4%대로 하락하더라도 올 한 해 물가상승률은 5.3~5.4%로 정부 목표치 4%를 크게 초과한다.

원자바오 총리도 최근 "겨울에 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며 화폐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준율 인하 등 실질적인 통화 확대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차오허핑(曹和平) 베이징대 경제학원 교수는 "대출이 확대되면서 지준율을 시험 삼아 0.5% 정도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KOTRA 베이징무역관 부관장은 "12차 5개년계획의 첫해인 올해 여러 가지 이유로 긴축을 해온 만큼 내년 1분기에는 경기부양책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