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할머니보쌈, 토종 프랜차이즈 1위 '등극'
원할머니보쌈의 (주)원앤원이 국내 프랜차이즈 전문업계(대기업 계열 제외)에서 1위가 될 전망이다. 기존의 최대 업체인 놀부NBG가 외국계 펀드에 매각되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놀부항아리갈비 등의 브랜드를 통해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놀부NBG는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모건스탠리PE)와 지난 4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매매절차는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창업주인 김순진 회장이 새 대주주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경영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놀부'라는 이름과 경영 노하우는 유지되지만, 회사의 자본금만 외국계로 채워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전문업계에서 국내 자본으로만 채원진 토종의 왕좌는 원앤원이 올라서게 됐다. 원앤원은 원할머니보쌈의 매장 280개를 비롯해 박가부대, 박년도감등을 통해 34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원앤원의 작년 매출액은 645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이다. 매장 개수로는 놀부NBG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실적 면에는 원앤원의 수익률이 더 높다. 놀부NBG는 지난해 1113억원의 매출에 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원앤원은 1975년 청계8가의 작은 보쌈집 '원할머니보쌈'에서 시작됐다. 창업주인 김보배 여사는 고인이 됐지만, 사위인 박천희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아 경영하고 있다. 매장의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기 보다는 안정적인 확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보니 해외진출도 지난달 중국 칭다오에 ‘원할머니보쌈 중국 1호점’을 오픈한 것이 처음이다.

반면 놀부NBG는 경영권 매각을 두고 이유에 대해 해석하는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회사측은 '놀부가 세계적인 외식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건강악화설을 비롯해 경영권 승계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외동딸인 정지연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러주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 외국계 펀드에 회사를 넘겼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매각대금 명목으로 800억~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앤원이 놀부보다 10년 가량 창업도 빠르고 프랜차이즈 사업도 먼저 시작했었다"며 "놀부가 빠른 시장확장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로 자리잡았지만, 그만큼 매각도 빨랐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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