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개방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슈미트 회장은 8일 오전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대왕은 혁신가였고, 혁신을 가능케 한 것은 개방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어디서 오는가"라고 반문하며 "위대함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준 개방적인 통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은 학자들과 협력해 한글을 창제했고, 주변국과는 새로운 무역 및 외교관계를 수립해 한국의 지역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것.

또 과학적 연구와 교육체계를 전폭 지원해 해시계, 물시계 등 기술 및 기기가 발명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슈미트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다른 세계에 개방적이며, 협력에 개방적이었기 때문에 더욱 강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며 "역사의 교훈을 기억하고 개방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드로이드의 성공 또한 개방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이자 협력을 위한 플랫폼이고,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한국 기업과 HTC, 모토로라 등이 스마트폰을 만들어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광범위한 팬을 확보했다고 슈미트 회장은 언급했다.

이날 또 유튜브로 유명해진 14살의 기타리스트 장성하군에 대해서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홍보대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터넷이라는 매개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라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의 힘을 빌려 한류가 전세계 곳곳에 전파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것이 바로 국경없는 세상, 인터넷의 기적이자 기회"라며 "웹 덕분에 지리적 국경은 있어도 디지털 장벽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