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유상증자' LG전자, 내년 휴대폰에 6109억 투자
LG전자가 다음달 유상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1조621억원 중 절반 이상인 6109억원을 내년 중 휴대폰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찾아 적자에 빠진 휴대폰 사업을 흑자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시장 관측과 달리 증자 자금을 자회사 지원이나 인수 · 합병(M&A)에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LG전자는 지난 3일 발표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관련,구체적인 자금 사용 계획을 7일 공시했다. LG는 증자 대금 1조621억원과 자체 보유자금 918억원 등 1조1539억원 전액을 내년에 연구 · 개발(R&D)과 시설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휴대폰 사업 투자액은 6109억원이다. 앞서 증자 발표 때 운영자금으로 분류한 4235억원은 전액 휴대폰 사업에 쓰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LTE 모델 개발에 3126억원을 배정하고 LTE 선행기술과 콘텐츠,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개발 등에 각각 1235억원과 264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R&D 건물 신축과 장비 투자에 853억원을,LTE 제품 생산 개발에 631억원을 쓸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에서 절반 이상을 휴대폰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으로 다른 자금까지 합하면 실제 휴대폰 사업에 들어가는 투자액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5430억원은 가전과 TV 등 개별 사업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쓰인다. 냉장고와 세탁기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는 1864억원을 투자해 해외 공장 라인을 신 · 증설할 계획이다. TV 사업을 맡는 HE본부는 1324억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확장하고 해외 공장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증자 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쓴다는 추측도 있고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을 지원하거나 다른 업체를 M&A하는 데 투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데 모두 아니다"며 "오로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투자와 R&D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