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사과' 잘하는 대전시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임호범 지식사회부 기자 lhb@hankyung.com
염홍철 대전광역시장이 최근 6개월 동안 도시철도와 관련한 행정미숙을 이유로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잦아졌다. 염 시장은 지난 3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기종 변경과 관련해 "대응이 미숙하고 좀 정직하지 못했다"며 "최종적인 책임자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숙여 사과했다.
염 시장의 사과 발언 배경은 이렇다. 대전시는 2년6개월여에 걸쳐 자체 타당성 용역과 시민 · 전문가 공청회,민 · 관 · 정 협의회 운영 등을 통해 도시철도 2호선 기종을 자기부상열차로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없이 갑자기 모노레일로 기종을 바꾸고 기획재정부에 변경된 사업안을 제출했다. 자기부상열차로는 재정부의 예비타당성 통과가 불확실할 것으로 보이자 이틀 만에 기종을 모노레일로 변경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신청 열흘 만인 지난달 30일에야 대전시가 차량을 변경했다는 내용이 재정부의 발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렇게 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염 시장이 시민을 속였다"는 비난이 불거졌다. 염 시장은 "어물쩍 넘어간 것 같은 인상을 줬다. 좋은 행정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다른 의도가 있거나,시민을 속이거나,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염 시장은 앞서 지난 6월과 9월에도 도시철도와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발표하거나 엉뚱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죄송하다" "오해를 샀다"며 거듭 사과한 전력이 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세 차례나 시정의 최고책임자가 연거푸 사과하는 해프닝을 빚은 것이다.
염 시장의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한 부작용은 대전시 행정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염 시장의 분명치 못한 도시철도 기종 처리가 시 행정 전반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전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전시 각 사업마다 "대전시민을 우롱한다"든지 "못 믿겠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잘못된 행정에 대한 '솔직한' 사과는 괜찮지만 '반복된' 사과는 시정에 도움이 안 된다. "솔직함이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사과만 잘하는 시장'으로 비쳐져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임호범 지식사회부 기자 lhb@hankyung.com
염 시장의 사과 발언 배경은 이렇다. 대전시는 2년6개월여에 걸쳐 자체 타당성 용역과 시민 · 전문가 공청회,민 · 관 · 정 협의회 운영 등을 통해 도시철도 2호선 기종을 자기부상열차로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없이 갑자기 모노레일로 기종을 바꾸고 기획재정부에 변경된 사업안을 제출했다. 자기부상열차로는 재정부의 예비타당성 통과가 불확실할 것으로 보이자 이틀 만에 기종을 모노레일로 변경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신청 열흘 만인 지난달 30일에야 대전시가 차량을 변경했다는 내용이 재정부의 발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렇게 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염 시장이 시민을 속였다"는 비난이 불거졌다. 염 시장은 "어물쩍 넘어간 것 같은 인상을 줬다. 좋은 행정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다른 의도가 있거나,시민을 속이거나,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고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염 시장은 앞서 지난 6월과 9월에도 도시철도와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발표하거나 엉뚱한 보도자료를 배포해 "죄송하다" "오해를 샀다"며 거듭 사과한 전력이 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세 차례나 시정의 최고책임자가 연거푸 사과하는 해프닝을 빚은 것이다.
염 시장의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한 부작용은 대전시 행정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염 시장의 분명치 못한 도시철도 기종 처리가 시 행정 전반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전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전시 각 사업마다 "대전시민을 우롱한다"든지 "못 믿겠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잘못된 행정에 대한 '솔직한' 사과는 괜찮지만 '반복된' 사과는 시정에 도움이 안 된다. "솔직함이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사과만 잘하는 시장'으로 비쳐져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임호범 지식사회부 기자 lhb@hankyung.com